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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나는 축구를 매우 좋아한다. 하지만 축구라는 종목의 특성상 정식 경기를 위해서는 최소 22명, 작은 경기를 위해서도 최소 10명의 인원을 필요로하기에 혼자서는 축구의 진정한 맛을 느낄 수 없다고 항상 생각했었다. 나의 이러한 생각을 바꾸게해 준 친구가 바로 터키에서 만났던 프랑스 친구 토마스다. 그는 나에게 혼자서도 축구를 즐길 수 있는 법을 가르쳐 주었다. 그 방법은 바로 '볼 리프팅' 이다. 최근에는 프리스타일이라는 이름으로 인터넷에 많은 동영상들이 올라와 있다. 물론 내가 그정도 까지 되기에는 시간이 좀 걸리겠지만 이것에 눈을 떴다는 사실에 나는 만족한다. 축구는 기본기가 무척이나 중요한데도 당장부터 호날두와 같은 현란한 드리블과 무회전킥을 시도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다. 물론 나도 그랬다. 터키에 ..
2010.03.04 -
외삼촌
요즘 이상하게 이사하는 집이 많다. 지난 주에는 외사촌댁이 이사를 하셨다. 나보다 7살 많은 우리 외삼촌이 이제는 목사님이 되신다. 원래 선배에게도 말을 잘 놓지 않는 나에게 있어서 외삼촌은 내가 말을 놓는 몇 안되는 연장자 중 한 사람이다. 결혼을 하셔서 이미 두 딸을 갖고 계시고 교회에서는 목사님이 되시지만 나에게는 아직도 어릴적 함께 놀면서 자란 큰형 같은 외삼촌이다. 우리집에서 외삼촌은 항상 '모범' 그 자체였다. 고등학생 시절 외삼촌은 제천 최고의 명문 제천고등학교에 재학 중이었고 공부도 잘했다. 키도 우리 친척들 중 가장 컸고 외모도 아주 준수했다. 어머니는 항상 말씀하셨다. "외삼촌 만큼만 커라." 10년 정도를 가까이에서 뵙지 못하고 최근에서야 내가 고향에 내려오면서 이사도 돕고 많은 시간..
2010.03.03 -
10,000미터 이승훈 금메달
그의 금메달은 다르다. 쇼트트랙 선수였던 그는 지난해 4월, 쇼트트랙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탈락한 후 과감히 스피드 스케이팅 선수로 전향했다. 무모한 도전으로 보였던 그의 변화와 집중은 한국과 아시아, 그리고 전세계를 깜짝 놀라게 하는 결과를 만들어 냈다. 이번 올림픽에서는 올림픽 메달을 위해 5번, 즉 최대 20년을 준비하고 도전했지만 결국 실패로 마감해야 했던 이규혁 선수와, 종목 전환 후 7개월 만에 올림픽 금메달을 차지한 이승훈 선수의 모습이 묘하게 대조된다. "한 우물만 파라" 는 옛 말이 무색할 정도다. 레이스를 마치고 했던 이규혁 선수의 말이 생각이 난다. "안되는 걸 알고 레이스를 해야하는게 더 슬펐다." 반면에 10,000 미터 경기를 앞두었던 이승훈 선수의 인터뷰 내용도 생각이 난다. "..
2010.02.24 -
라면
야간의 허전함을 달래주는 고마운 인스턴트 식품 라면. 어젯밤에도 역시 라면을 먹었다. 아침에 일어난 나의 모습을 보신 어머니 왈 "갈수록 살이찐다~?" "부어서 그래요..." 언제 봐도 흐믓한 라면과 김치의 조촐한 모습. 이보다 완벽한 조합이 또 있을까.
2010.02.24 -
기다림
기다림은 언제나 많은 인내와 고통을 요구한다. 기다림이라는 단어 자체의 느낌은 매우 고요하고 잔잔하고 여유로운 것 같지만, 실제로 기나긴 기다림을 경험해 보면 결코 그 느낌만은 아니라는 것을 알게된다. 2008년 2월 이후, 현재 2010년 2월에 이르기까지 2년여 기간 동안의 기다림. 분명 무언가를 계속 하고 있었지만 나의 생활은 기다림의 연속이었다. 결코 고요하고 여유롭지만은 않았던 기다림이었다고 생각한다. 포근한 고향에서 깨끗한 공기와 자연 속에 지내면서 이 모든것을 그대로 즐기지 못하는 이유도 아마 지난 2년동안의 그것과 같은 이유에서가 아닐까. 기다림이 인내를 요하는 가장 큰 이유는 아마도 이 기다림의 끝이 언제인지를 모른다는 것이 아닐까. 하긴, 무언가 미래의 결과를 받아놓고 기다리는 것은 기..
2010.02.23 -
귀향 歸鄕
고향에 내려왔다. 온통 눈으로 덮인 조용한 고향 집에서의 생활이 정말 좋다. 수정같이 맑은 고드름은 초등학교 시절 이후 처음으로 가까이에서 보는 것 같다. 연탄광에는 자기 차례를 기다리는 검은 연탄들과 열정적으로 스스로를 태우고 누렇게 변해버린 연탄재들이 가득 차 있었다. 또 다시 눈이 펑펑 쏟아지는 가운데 연탄재을 부셔서 미끄러운 길 위에 뿌려본다. 어린 시절에는 미끄럽고 재미있는 길 위에 연탄재를 뿌리는 것을 이해 못했지만 이제는 내가 그러고 있다. 순간순간의 장면들이 정겹기만 하다. 예전에 비해 변한것이라면 어느세 서른을 넘긴 나의 모습, 그리고 인터넷과 위성TV와 같은 편리한 문명들이 우리집에 들어왔다는 것이다. 어린 시절에는 놀꺼리가 없어서 마당의 눈을 모두 모아서 눈 집을 만들곤 했지만 지금은..
2010.02.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