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바이벌? 약육강식

2011. 4. 14. 05:21지속 가능한 발전 | Sustainable Development/포용성 (Inclusiveness)


사진 출처: MBC

최근 방송사마다 서바이벌 형식의 프로그램이 대세인 듯 하다. 위대한 탄생에 대한 뉴스가 많이 뜨길래 혹시나 하는 마음에 보게 되었다. 나이를 초월한 꿈을 향한 도전, 그리고 그들의 아름다운 목소리는 이 프로그램이 보여주는 가장 의미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하지만 이 프로그램은 어디까지나 서바이벌 형식으로 누군가는 떨어져야 하는 상황이다. 즉, 다큐멘터리가 아닌 시청자의 오감을 만족시켜줘야 하는 예능인 것이다. 도전하는 그들이 아름답고 서로를 위로하는 모습에 감동을 받았다. 무언가 흥미거리를 만들어야 한다는 강박관념에서인지, 최종 발표를 하는 진행자의 진행이 다소 잔인하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둘 중의 한 명은 탈락이라고 얘기 하고서는 긴장감을 위해서 했던 말을 하고 또 하며 시간을 끈다. 긴장한 기색이 역력한 도전자들은 표정 관리도 쉽지 않다. 심지어는 두 사람에게 누가 떨어질것 같으냐는 잔인한 질문도 서슴치 않는다. 이런 식으로 요즘 TV에서는 누군가가 떨어져야 내가 산다는 메세지를 예능을 통해서 아주 효과적으로 전달하고 있다.

보는 사람은 긴장도 되고 좋은 노래도 듣고 즐겁다. 그리고 실제로 자본주의 사회에서 무언가를 이루기 위해서 경쟁은 어쩔수 없는 과정이고 이 과정을 통해 결과물의 질을 향상 시킬 수 있다. 하지만 우리 사회는 지나친 경쟁으로 인한 부작용이 많다. 아주 미미한 차이라도 결국은 승자와 패자로 나누어지고 그 작은 차이에 의한 결과의 차이는 점점 커지기 때문이다. 우리의 아이들은 명문대, 명문고, 심지어는 명문 중학교 입학을 위한 서바이벌 프로그램에 일찍부터 발을 들여 놓는다. 이렇게 '이기는 법'만 배우면 자라는 아이들... 그리고 그 서바이벌에서 살아남은 명문대 출신의 인재들이 나라의 정치, 사회, 경제를 주도하는 10년 20년 후의 우리의 사회는 생각만해도 끔찍하기 짝이없다.

잠깐 기독교 얘기를 해보면, 기독교가 우리 사회에 남긴 긍정적인 결과는 기독교 인들의 헌신적인 신앙생활에 의한 하나님의 축복이 아닌, 모든 사회에서 지켜져야 할 기본적인 도덕, 즉 바르게 사는 법을 가르쳤던 것이 아닌가 생각해 본다. 우리나라가 극빈국가에서 어느정도 먹고 살 수 있는 나라로 성장한데는 교회에서 가르쳤던 윤리가 어느정도는 우리 국민들의 의식 수준에 영향을 끼쳤기 때문이 아닐까. 실제로 법과 윤리가 국민들의 의식에 바르게 확립된 국가 중 빈곤에 허덕이는 나라는 찾기가 쉽지 않다. 무엇이 먼저인지는 아직 잘 모르겠다. 먹고 살만해 지면서 법과 윤리를 따르게 된 것인지, 아니면 범과 윤리를 따르면서 살다 보니 잘 먹고 잘 살게 된 것인지...

여전히 교회에서는 성경에 근거하여 바르게 사는 법을 가르친다. 예전에는 바르게 살면서 노력하면 가난을 극복하고 성공을 이룰 수 있었을지 몰라도 현재의 사회에서는 '이기는 법'을 익히지 않고는 살아남기가 쉽지 않다. 문제는 이러한 '이기는 법'을 배우기 위해서는 경제적인 부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리하여 잘사는 집에서 승자가 나오고 그 승자는 승리를 바탕으로 더 큰 승리를 위해 투자를 한다. 반대의 경우는 굳이 말하지 않아도 우리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바로 그런 상황들이다. 이러한 상황은 교회라고 예외는 아니다. 성직자 경력의 최고의 자리라는 한기총의 수장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큰 돈이 오고간다. 돈 봉투에 든 두툼한 지폐 중 몇 장은 최저 임금을 받는 노동자들의 십일조와 감사 헌금도 포함되었다는 생각을 하면 한 숨은 더욱 커진다. 자정 능력을 상실하고 있다는 우리의 사회와 바르게 사는 법을 가르쳐야 할 교회의 차이가 모호해진 현재의 상황에서 마지막으로 기대해 볼 것은, 교회의 자정능력이다. 이것이 교회가 다시금 사회로부터 신뢰를 얻기위해 보여줄 수 있는, 그리고 보여줘야 할 모습이라고 생각한다.

결국은 또 교회 얘기로 끝이나는구나... 본론으로 다시 돌아가면, 모든 도전자들이 저마다 사연이 있겠지만 개인적으로 김태원 멘토의 제자들이 최후의 승자가 되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이기는 법'을 배우지 못했던 사람이 이기는 모습을 보고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