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자

2010. 6. 18. 23:26지속 가능한 발전 | Sustainable Development/포용성 (Inclusiveness)



"무슨 아오지 탄광에 들어와 있는것 같어. 누가 못 나가게 막는것도 아닌데, 먹고 살려다 보니 내가 나 스스로를 감금하는것 처럼 여기를 나갈 수가 없어. 그냥 죽어라 일만 하는거야. 가끔 주간 근무때 술 먹는게 낙이고, 차 하나 사는게 꿈이라면 꿈이지." -32세-

"여기에서 잘려나간 손가락들만 모아도 한 양동이는 나올껄? 밤 낮으로 죽어라 일만 시키니 깜빡 졸면 손가락이 쥐포가 되는거지. 나중에 몸 성하게 나가면 다행이야." -32세-

"저 형은 2년 넘게 일해서 이제 시급 5,000원 이예요. 저도 이제 3개월 넘어서 4,150 됐는데, 150원이 정말 커요." -24세-

"저도 공부는 하고 싶은데, 무엇부터 어떻게 시작해야 할 지를 모르겠어요, 일 마치면 집에 가서 자기 바쁜데요 뭐." -23세-

"그나마 이 회사라도 있으니 먹고살지, 드럽고 치사해도 꼬박꼬박 월급은 잘 나오잖아." -35세-


공장에서 만난 사람들의 이야기다. 젊디 젊은 이십대 삼십대 노동자들의 현실이다.

'지속 가능한 개발(Sustainable Development)', 말 그대로 개발을 지속 가능토록 하는 것이다. 어떻게 보면 이 분야는 배부른 선진국들의 기득권 유지, 혹은 더 많은 개발을 위한 도구로 보일수도 있다.
인간의 무분별한 개발로 인해 자연이 그 기능을 상실하게 된다면 더 이상의 개발은 힘들 뿐더러, 인간의 이익을 위해 인간 스스로가 희생되어야 하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계속될 수도 있을 것이다. 지속 가능한 개발을 얘기할 때, 보통 '환경', 혹은 '자원'을 떠올리게 마련이다. 노동자들도 하나의 '자원' 즉, '인적 자원'이다. 우리는 개발을 위해 자연을 파괴하고 자원을 남용하고 있다. 무엇보다 인적 자원에 대한 남용이 심각한 수준이라는 것을 노동 현장에서 알게되었다. 이러한 인적 자원의 남용은 비단 우리나라만의 문제는 아니다.

지속 가능한 개발을 위해서는 육체적인 노동을 하더라도 사람답게 살 수 있는 경제적인 여건이 마련되어야 하고 그로 인해 그들이 노동력을 지속적으로 제공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 취업 시장에서는 극심한 구직난을 호소하고, 한편으로 중소 업체에서는 지독한 인력난에 공장 가동을 제대로 하지 못한다. 급한 마음에 중국인 유학생들과 불법 체류 노동자들을 교육시켜서 공장을 가동시켜 보지만, 투철한 신고정신을 발휘하는 누군가에 의해 공장을 다시 공황상태에 빠진다. 어렵게 구해 온 알바생은 점심 시간과 함께 도저히 못하겠다며 공장을 뛰처 나간다. 최근 한 달간 내 주변에서 있었던 일들이다.

기업의 부가 증대되는 동시에 노동자들의 삶의 질이 개선되는 방법은 정말로 없는 것인가... 도저히 풀리지 않을것 같은 이 수학 문제를 풀 수 있을까...

<2010/07/15>
'시골의사' 박경철님이 쓴 최근의 칼럼은 최저임금 협상과 관련하여 노동자들의 존엄성 문제와 대기업들의 횡포를 예리하게 지적하고 있다.
[박경철의 눈] 최저임금은 대기업 문제다

<2011/05/25>
사람다운 삶과 효율적인 노동을 요구하는 그들의 합법적인 요구는 
대기업의 눈 앞의 이익과 근시안적인 정부의 공권력 투입으로 무참히 짖밟혔다.
[윤효원의 '노동과 세계'] 연속 2교대제를 요구했던 유성기업 노조원

<2011/06/16>
노동력 착취는 '한류'라는 문화를 기획하면서 '아이돌'을 생산하는 거대 기획사 소속의 10대 청소년들에게도 예외는 아니다.
[해외 리포트] 아이돌, 착취사회를 경쾌하게 합리화하기 

<2011/11/10>
기능인들에 대한 대우와 사회적인 인식은 여전하다. 우리의 후손들은 학력을 떠나 기술과 실력을 우대하는 사회에 살 수 있을까...?
[노켯뉴스] "당신 딸 고졸에 시집 보낼 수 있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