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5. 20. 22:37ㆍ지속 가능한 발전 | Sustainable Development/도시 (Urban)
<2011년 08월 충북인재양성재단 DREAM2011 연구 결과보고서>
3. 자전거 활성화 도시 사례 분석
3.2. 경북 상주시
상주시는 경상북도 서북쪽의 내륙에 위치한 도농복합형 도시로서 농업이 전체 산업의 60% 가량을 차지하는 농업을 기반으로 발달된 도시다. 도시 전체가 평야 위에 조성된 듯 매우 평평하여 자전거를 타기에 매우 적합한 지형 조건을 갖추고 있다. 상주에는 1910년경에 자전거가 처음 보급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며 100년 이상의 유구한 자전거 역사를 자랑하고 있다. 가구당 자전거 보급률이 약 2대 정도로 전국 최고를 자랑하며 자전거의 수송 분담률도 27%에 육박하여 국가 전체 평균인 5%를 크게 상회하고 있다. 특별히 지난 4월에는 제 3회 대한민국 자전거 축전을 개최하면서 대표 자전거 도시로서의 입지를 다지며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이하에서는 대한민국 대표 자전거도시 상주의 자전거 이용 환경을 분석하여 제천시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모색해 보도록 하겠다.
3.1.1. 자전거 도로 및 주차시설
자전거 도시답게 시내 곳곳에 자전거 도로가 설치되어 있었고 많은 시민들이 자전거를 이용하고 있었다. 다양한 유형의 자전거 도로를 시도하고 있는 상주시는 그야말로 각종 자전거 도로의 경연장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최근에 설치된 것으로 보이는 자전거 도로는 약간의 턱을 두어 인도와 구분을 하면서 보행자와의 충돌을 방지하고 있다. 아스팔트로 포장이 되어있어 승차감도 우수하고 보기에도 매우 깔끔하다. 일부 구간에는 도로에 분리대를 설치하여 자전거 도로를 만들었다. 이 또한 차량으로부터 안전하게 자전거를 이용할 수 있게끔 하고 있으며 인도와도 가드레일로 분리되어 있다. 물론 상주시에도 자전거 도로를 침범한 불법 주차 차량들을 찾아볼 수 있다. 하지만 적어도 수 십대의 차량이 자전거 도로를 주차장처럼 사용하고 있는 모습은 쉽게 찾아볼 수 없었다.
우레탄으로 포장된 구간에는 도로가 손상된 모습이 종종 보였고 자전거와 보행자의 위치가 통일되지 않은 채 구간마다 좌우가 바뀌는 경우가 있어 다소 혼란스러웠다. 또한 우레탄 포장은 설치 초기에는 깔끔한 미관과 쾌적한 승차감을 제공하지만 풍화작용에 의해 쉽게 훼손되는 경향이 있어 지속적인 관심과 보수가 이루어지지 않으면 도시 미관을 해칠 뿐 아니라 자전거 이용에도 오히려 장애 요소가 되는 경우가 있다. 한편 도시의 남쪽에 위치한 남산의 산허리를 깎아 빙 둘러서 설치한 남산 레저용 자전거 도로는 가파르고 굴곡이 심한 코스로 인해 자전거를 이용하기에 어려움이 많을 뿐 아니라 안전성 측면에서도 문제가 있어 보인다. 산을 깎아서 만든 도로 주변에 새롭게 가로수를 심는 아이러니한 작업도 진행 중이었다. 울창했던 나무들 사이로 아기자기하게 길을 만들었다면 자연훼손과 예산을 모두 줄일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 시설이다. 자연과 조화를 이루지 못하고 친환경적이지 못한 자전거 도로의 한 사례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상주에는 국내 유일의 자전거 박물관이 있다. 하지만 정작 자전거를 타고 자전거 박물관에 가는 길은 매우 험난하다. 일부 구간에는 자전거 전용차선 또는 보행자 겸용도로를 설치하였고 또 계획 중에 있지만 구간마다 전용차선의 구분이 모호하고 자전거 도로의 포장 색과 통행 방향이 통일되지 않는가 하면 겸용도로의 턱이 지나치게 높게 설치되는 등 대한민국 대표 자전거 도시라는 이름에 걸맞지 않은 시설들이 큰 아쉬움으로 남았다. 더운 날씨의 영향도 있었겠지만 자전거 박물관을 오고 가는 길에서 본인 이외에 자전거 이용자들을 단 한 명도 만나지 못했다는 사실은 큰 아쉬움으로 남는다.
차 시설은 시내 곳곳에서 비교적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특히 주요 교통 거점인 기차역과 시외버스 터미널에는 자전거 주차장이 효과적으로 활용되고 있었으며 시청을 비롯한 주요 관공서에도 자전거를 위한 시설이 넉넉하게 설치되어 있어 편리하고 안전하게 자전거를 이용할 수 있었다. 다만 숙박 시설에는 안전한 자전거 거치대가 마련되어 있지 않아 자전거를 객실 내로 갖고 올라가야 했다. 많은 자전거 인구에 비해 도심 자전거 주차시설이 다소 부족하여 노상에 아무렇게나 주차된 자전거들을 흔히 볼 수 있었다. 자전거의 접근이 많은 시장 인근에 넉넉한 자전거 공용 주차장이 설치되고 자전거 불법 주차에 대한 계몽 캠페인이 병행 된다면 보다 보기 좋고 깔끔한 자전거 도시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3.1.2. 안전성
전체 자전거 도로 구간에서 심각할 정도의 위협은 찾아볼 수 없었다. 자전거 인구가 많은 만큼 그 안전성을 보장하고자 하는 많은 노력을 엿볼 수 있었다. 자전거 도로는 비단 자전거뿐 아니라 장애인과 노인들에게도 안전한 이동을 가능케 한다는 사실에서 고령화로 접어들고 있는 한국 사회에서 매우 큰 의미를 갖고 있다. 실제로 상주시의 북쪽을 가로지르는 북천 둑에 조성된 자전거 도로는 자연과의 조화로운 모습과 안전한 시설을 갖추고 있어 시민들로부터 큰 사랑을 받고 있었다. 특별히 자전거를 타고 나와 삼삼오오 모여서 이야기를 나누는 노인들의 모습이 매우 정겨웠다. 사진에서 보여주듯 북천 자전거 길은 짧은 시간에 계획하여 무리하게 만들어진 길이 아니다. 기존의 길과 나무들을 조화롭게 정돈하여 만들었기 때문에 자연이 주는 녹음을 마음껏 만끽하며 자전거를 탈 수 있다. 반면에 도시의 남쪽에 위치한 남산의 허리를 깎아서 다소 무리하게 조성한 자전거 도로는 지나치게 가파르고 굴곡이 심한 코스로 인하여 자전거 이용자와 보행자 모두에게 있어서 안전성에 매우 취약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3.1.3. 시민의식
100년의 자전거 역사를 자랑하는 상주이지만 이렇다 할 산업이 없는 농업도시를 기반으로 자전거가 활성화 되다 보니 자전거 규율과 주민들의 의식수준에 있어서는 아직 자전거 활용 규모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자전거 통행량이 많다 보니 자전거에 대한 운전자들의 배려는 타 도시에 비해 많이 느껴지지만 정작 자전거 이용자들의 역 주행과 무단횡단, 그리고 자전거 도로 위에 자전거를 주차하는 등 아쉬운 모습들이 많았다. 자전거와 보행자들의 공간에 차량 진입을 막기 위해 30미터 정도 간격으로 설치 되어 있는 볼라드는 도시의 미관을 해칠 뿐 아니라 시각 장애인들에게는 큰 위협이 되고 있다. 물리적으로 막아놓지 않고도 가지 말아야 할 길을 가지 않는 성숙한 시민의식이 아쉬운 상황이다.
3.1.4. 장기적인 도시 교통 시스템 플랜
상주시는 지난 2003년에 2020을 목표로 한 상주시의 장기 비전과 전략을 공개하였다. 전원생태도시, 바이오신산업도시, 문화관광네트워크도시, 세 가지를 테마로 한 장기적인 플랜을 바탕으로 상주시는 세부적인 계획을 차근차근 실행에 옮기고 있다. 관광안내센터에서 배포하고 있는 상주시 자전거 도로 지도를 보면 자전거 도로의 ‘연속성’을 위해 상당히 노력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도시의 청사진을 바탕으로 자전거 도로가 설치되다 보니 상주시 자전거 도로의 대부분은 그 목적에 매우 충실하다. 도시 전체의 그림을 완성해 나가는 과정에서 설치된 자전거 도로는 단기적인 실적을 위해 설치된 자전거 도로와 연속성과 조화의 특면에서 분명 차이가 있다. 물론 미흡한 부분도 분명 있다. 하지만 자전거 도시로서의 오랜 역사와 확고한 미래 계획이 있는 상주시에 있어서 현재의 실행 착오는 상주시 자체적으로는 물론 대한민국의 여러 도시들에게도 좋은 교훈이 되는 선례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3.1.5. 시사점
상주시는 국내의 도시들도 자전거 교통 분담률 20% 이상을 달성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다는 의미에서 자전거 활성화를 추진하는 국내 여타 도시들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평평한 지형과 함께 인구의 60% 이상이 농업에 종사한다는 특징은 상주시에 자전거가 활성화되기 시작한 가장 큰 원인이었다라고 볼 수 있다. 다시 말해서 도시의 지형적이고 사회적인 특징으로 인하여 자연 발생적으로 자전거가 활성화 되었고 늘어나는 자전거 교통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단계적으로 자전거 인프라가 발달된 경우라고 볼 수 있다. 한편 상대적으로 낙후된 상주시의 대중 교통에 대한 부분은 도시의 성장과 함께 중점적으로 다루어져야 할 부분으로 보여진다. 자전거를 부담 없이 이용할 수 있는 거리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도시의 성장 계획과 함께 대중교통과 자전거의 효과적인 연계 방법을 모색해야만 자전거 도시로 지속적인 성장을 이어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제천시는 상주시와 달리 도시 전체적으로 북쪽이 높고 남쪽이 낮은 경사지형일 뿐 아니라 도시 중심에서 봤을 때, 동쪽으로 진출하기 위해서는 언덕을 넘어야 하고 서쪽으로는 가파른 내리막 길이 있다. 지형적인 측면과 사회적인 측면에서 봤을 때, 제천시가 상주시를 모델로 자전거 활성화를 추진하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어 보인다. 하지만 상주시가 보여주고 있는 자전거 활성화의 가능성과 지속적으로 추진 중인 자전거 친화적인 도시환경 조성을 위한 여러 시도들은 좋은 선례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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