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없삶 ep. 6 - [Day 26] 완전변태(Complete Metamorphosis)

2023. 11. 26. 11:02시리즈물/술이 없는 삶 | Alcoholless Lif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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곤충들은 대부분 성장 과정에서 한번 혹은 여러 번의 변태(Metamorphosis)의 과정을 통해 성장한다. 곤충의 변태는 크게 두 가지 종류로 나뉘는데(아래 그림 참조), 유충이 번데기 과정을 통해 완전히 새로운 형태의 성충이 되는 완전변태(Complete Metamorphosis)와, 탈피라는 허물 벗기 과정을 통해 이전에 비해 더 성숙하고 큰 개체의 성충이 되는 불완전변태(Incomplete Metamorphosis)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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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우리 인간은 일생을 통해 불완전 변태의 과정을 수시로, 그리고 지속적으로 겪고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의 피부에 쉴세 없이 나오는 피부 각질은 수시로 재생되는 우리 피부의 탈피 과정의 흔적으로 보인다. 즉, 고등 동물인 인간에게 있어 불완전변태의 과정은 우리가 의식하지 못하는 수준에서 진행되고 있다고 보여진다. 그리고 유충이 번데기를 거쳐 나비가 되는 완전변태의 과정은 이미 엄마의 자궁 속 세포 분열의 과정에서 진행되었던 것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즉, 인간의 육신은 자궁에서 완전변태의 과정을 마치고 세상에 태어나, 일생을 통해 불완전변태를 반복하며 성장하고 늙고 죽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육체의 변태 과정이 이렇다면, 우리의 의식에도 일종의 변태 과정이 있지 않을까? 삶의 길흉화복을 통해 자연스레 자신의 허물을 발견하고 깨달아 가는 과정을 의식의 불완전변태 과정이라고 한다면, 담배나 술을 비롯한 이미 나의 삶과 인격의 일부가 되어버린 습관이나 성격을 바꾸는 일은 의식의 완전변태의 과정을 필요로 하지 않을까? 즉, 허물을 벗는 수준의 불편함이 아닌, 과거의 모든 세포를 재배치하여 새로운 형태의 개체로 탄생하는 수준의 고통과 결단이 필요한 과정이라는 것이다. 

 

완전변태를 통해 태어난 인간의 육신은 의식하지 않고도 지속적인 불완전변태를 경험하지만, 의식의 불안전변태는 정도와 횟수도 각자 다를 뿐더러, 의식의 완전변태는 각자의 선택에 따라 있을 수도 없을 수도 있다고 본다. 그렇게 나는 의식의 완전변태를 선택했다.

나의 의식은 완전변태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