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천 한 바퀴
아빠와 함께 자전거를 끌고 나섰다. 본래 계획은 자전거로 우리의 본적인 단양군 어상천면 대전리에 가는 것이었다. 하지만 아침부터 쏟아지는 폭우로 인하여 계획이 전격 수정되었다. 10시 즈음하여 비가 멎으면서 제천시를 크게 돌아오는 코스를 잡고 우리는 출발했다. 아빠는 올해 61세, 환갑이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워낙에 산과 자전거를 좋아하셔서 지금도 왕성한 체력을 유지하신다. 오르막길에서건 내리막길에서건 자세와 스피드의 변화가 전혀 없으셨다. 'ㅣ' 자로 건너도 되는 길을 횡단보도를 찾아서 'ㄷ' 자로 길을 건너시는 아빠의 평소 모습과 왠지 묘하게 일치한다. 61세 아버지는 앞에서 성큼성큼 페달을 밟으시고 30살 젊은 아들이 뒤에서 가쁜 숨을 몰아쉬며 힘겹게 쫓아가는 우리의 그림이 영 맘에 들지는 않았다..
2010.07.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