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향 歸鄕
고향에 내려왔다. 온통 눈으로 덮인 조용한 고향 집에서의 생활이 정말 좋다. 수정같이 맑은 고드름은 초등학교 시절 이후 처음으로 가까이에서 보는 것 같다. 연탄광에는 자기 차례를 기다리는 검은 연탄들과 열정적으로 스스로를 태우고 누렇게 변해버린 연탄재들이 가득 차 있었다. 또 다시 눈이 펑펑 쏟아지는 가운데 연탄재을 부셔서 미끄러운 길 위에 뿌려본다. 어린 시절에는 미끄럽고 재미있는 길 위에 연탄재를 뿌리는 것을 이해 못했지만 이제는 내가 그러고 있다. 순간순간의 장면들이 정겹기만 하다. 예전에 비해 변한것이라면 어느세 서른을 넘긴 나의 모습, 그리고 인터넷과 위성TV와 같은 편리한 문명들이 우리집에 들어왔다는 것이다. 어린 시절에는 놀꺼리가 없어서 마당의 눈을 모두 모아서 눈 집을 만들곤 했지만 지금은..
2010.02.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