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닥, 닭, 그리고 달
고향에 내려오고 나서 계속 잠자리가 불편했다. 자려고 누워도 쉽사리 잠이 들지 않고 오랜 시간을 뒤척여야만 했다. 모로 누워도 보고, 엎드려 보기도 하고, 배에 손을 얹고 정자세로도 누워 보지만, 결국은 닭 우는 소리를 듣고서야 잠에 들 곤했다. 우리집 닭은 3시가 되면 울기 시작한다. 한 번 울기 시작하면 30분 간격으로 울기 때문에 4번째 울음 소리를 들으면 어머니께서 새벽 기도를 가시기 위해 일어나신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며칠 전에 수탉 한 마리를 잡았다는 것이다. 요놈들의 울음 간격이 잘못 맞으면 15분 마다 한번씩 닭 울음소리를 들어야 한다. 간격이 잘 맞아서 한꺼번에 운다고 해도, 새벽에 닭 울음소리를 스테레오로 듣는 것이 그리 달콤한 것은 아니다. 마침내 어젯밤에 불면증의 원인을 찾았다...
2010.04.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