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증

2010. 8. 30. 02:03인생 관찰 예능 | The Truman Show


성장을 위해서는 종종 그에 따른 고통이 따른다. 키가 자라는 과정에서는 성장통이 있고, 치아가 완전히 자라는 과정에서는 사랑니를 동반한 치통이 있다. 사람의 인격과 성품이 성장하는 과정에서도 이와 비슷한 마음에 고통이 따르는것 같다. 이러한 과정을 거치고 난 후에는 이전과는 다른 무언가를 얻게 되고 더욱 완숙한 모습을 갖추게 되지 않을까. 
처음 스웨덴에 도착해서 자전거를 탔을 때, 오른쪽 무릎에 심한 통증을 느꼈다. 평소 많이 사용하지 않던 근육과 무릎을 장시간 반복적으로 사용해서인지 자전거를 타면 탈수록 통증은 심해져만 갔다. 심지어는 걷기도 힘들 정도의 통증으로 인하여 스웨덴 생활의 시작부터 다소 침체된 심리상태가 지속되었다. 매일 저녁 얼음으로 찜질을 하고 집에 있는 날에도 약 20분 정도의 시간을 자전거 타기 혹은 걷기에 할애하였다. 잘못된 자세를 바로잡기 위해서 앉을 때에도 허리와 어깨를 펴는 습관을 들이고자 노력했다. 그 결과, 불과 1주일 만에 약물 치료 없이 무릎에 통증이 사라지고 매운 안정된 상태로 자전거를 탈 수 있게 되었다.

완쾌된 다리로 들판을 달리는 기쁨은 아프기 전의 그것보다 훨씬 크다.


무언가 잘못된 것을 바로잡기 위해서는 우선 잘못된 것을 인지해야 한다. 잘못된 상태로 계속 살다보면 그것이 정녕 잘못된 것인지 조차도 깨닫지 못하고 살게 된다. 나의 무릎과 자세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몰랐듯이 말이다. 그리고 그것을 인지하기 위해서는 어떠한 계기가 필요한데, 무엇이 잘못되었는지 모르는 상태에서 그러한 계기를 스스로 만든다는 것은 결코 쉽지 않다. 그렇다면 외적인 자극이나 환경의 변화를 통해 무언가 잘못된 것을 찾게 되는 것이 대부분일 것이다. 외부로부터의 자극은 나 스스로가 어찌하기에 다소 어려운 반면에 환경의 변화는 자신의 의도에 의해서 만들어내기가 비교적 쉽지 않을까. 예를 들어서, 내가 운동이 부족했던 생활에 변화를 주기위해 규칙적인 자전거 타기를 시작하여 생활에 작은 변화를 주었다면 아마도 무릎의 문제를 미리 알 수 있었을 것이다. 
'변화'는 모든 이들을 다소 긴장하게 만든다. 게다가 지금 나의 생활이 편안하고 만족스러운 상태에서 변화를 추구하기란 매우 어려운 것이다. 스펜서 존슨의 '누가 내 치즈를 옮겼을까?' 라는 얇고 읽기 쉬운 책을 보면, 두 마리로 구성된 두 그룹의 생쥐가 나온다. 거대한 치즈 창고를 발견한 네 마리의 생쥐들은 하루 하루가 즐거웠다. 하지만 언제부턴가 A그룹의 쥐들은 치즈가 가득한 창고를 두고도 조금씩 움직이기 시작했다. B그룹의 쥐들은 이러한 A그룹 쥐들을 보며 쓸데없는 짓을 한다고 비웃으며 치즈가 가득한 창고에서의 삶을 즐기고 있었다. B그룹의 쥐들이 창고의 치즈가 영원하지 않다는 것을 인지했을때 그들이 한 말은 "누가 내 치즈를 옮겼지?" 였고, 또 다른 치즈를 찾아 움직이기 시작했을 때는 이미 치즈를 찾는 감각도 무뎌지고 몸도 무거워진 후였다.

누가 내 치즈를 옮겼을까 (양장)
국내도서>자기계발
저자 : 스펜서 존슨(Spencer Johnson) / 이영진역
출판 : 진명출판사 2001.0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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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변화'를 능동적으로 추구하는 것은, 우리의 삶에서 닥칠지 모를 위기에 대한 충격을 크게 완화시켜준다. 7년 전에 이 책을 읽고 변화에 능동적인 사람이 되리라고 다짐을 했지만 나 역시 여전히 변화를 두려워하고 현실에 안주하기를 좋아한다. 하지만 삶의 방향 자체를 바꾸고자 하는 큰 변화가 아니라, 언제 찾아올지 모를 위기의 충격을 완화시키기 위한 변화는 그리 어렵지 않을 수 있다. 또한 그것이 자의가 아닌 타의에 의한 것일 지라도 변화에 따른 효과는 충분히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변화를 즐기자. 또 어떠한 성장통, 혹은 마음에 통증이 찾아올지 두려움 반, 기대 반의 마음으로 내일을 준비해야 겠다. 내일은 바로... 개강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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