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송년서신 [올해의 사진]

2011. 1. 2. 00:52인생 관찰 예능 | The Truman Show


2011년 새해 첫 날에 항상 무언가 기록을 남겨야겠다는 생각이 지배적인가보다.

또 한 권의 다이어리가 나의 역사를 간직한체 책장 뒷켠으로 넘어가고 새로운 2011년도 다이어라가 책상에 놓였다. 매년 더 꼼꼼하게 기록을 해야겠다고 다짐을 하지만 다이어리가 백지 상태로 넘어가는 잃어버린 한 두 달은 매년 반복 되어가는것 같다. 이러한 백지상태의 기간에는 한 해를 돌아보는 과정에서 내가 무엇을 했는지 확실한 기록을 보여주지 않기 때문에 그 당시를 추억하기도 반성하기도 쉽지가 않다. 올해의 다이어리에는 그러한 백지가 없었으면 좋겠다. 플랭클린 다이어리의 사이즈와 구성이 맘에 들어서 2년 연속으로 사용했지만 올해에는 사이즈가 좀 커야겠다는 생각으로 큰 녀석을 하나 준비했다. 가격도 저렴하고 딱딱한 표지라서 오래 보관하기에도 좋을 것 같다.

다이어리에는 스마트폰으로 커버할 수 없는 그 무언가가 있다. 분명 일정을 확인하고 새로운 일정을 입력하기에는 스마트폰 만큼 좋은게 없다. 팬도 필요 없이 간편하게 입력을 하면 시간에 맞춰서 알려주고, 차곡차곡 데이터가 저장이 되니 이 얼마나 편리한가. 하지만 스마트폰에는 추억이 없다. 일정들을 백업을 해놓는다고 해도, 나중에 그 일정들을 다시 볼 때에는 그저 데이터 일뿐 기록이라는 느낌이 전혀 들지 않는다. 다이어리에는 손때가 묻고, 당시의 상황을 대변하는 필체가 남는다. 일을 미루었다면 미룬 흔적이 남고 기분이 좋았다면 좋은 흔적이, 우울했다면 우울한 흔적이 고스란히 남는다. 하지만 스마트폰에는 말 그대로 결과적인 사실들만 남을 뿐이다. 내가 스마트폰의 보기 좋고 편리한 일정관리 어플들을 마다하고, 들고 다니기도 번거롭고 쓸때마다 팬 뚜껑을 열어서 번거롭게 하나씩 적어야 하는 종이 다이어리를 고집하는 가장 큰 이유다.

2010년 올해의 사진

2010년 다이어리를 마무리 해서 꽂아두고는 한 해를 정리하며 나 스스로 올해의 사진을 꼽아보고자 사진을 둘러 보았는데, 이 사진만큼 나의 2010년을 잘 표현하는 사진이 없는것 같다. 스웨덴에서의 지난 5개월 동안 겪었던 사건과 나의 감정들이 한 장의 사진에 함축적으로 표현되는 느낌이다. 어느세 추억이 되어버린 이 사진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앞으로 다가올 어떠한 혹독한 환경도 이겨낼 수 있으리라는 용기가 생긴다.

한국에서는 매년 한 해의 마무리와 시작은 교회에서 송구영신 예배로 해왔다. 스웨덴에는 송구영신 예배가 없는 관계로 한국 시간에 맞춰서 나름대로 송구영신 예배를 드리며 지난 한 해를 돌아보고 새로운 다짐과 함께 새로운 10년을 시작해 본다.

! 2011년이다. 또 한 번 달려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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