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ason 2 | 에필로그(Epilogue)

2019. 5. 14. 15:58인생 관찰 예능 | The Truman Show

Photo by  Brandon Lopez  on  Unsplash

 

시작이 반이라더니, Season 2는 시작과 함께 이렇게 조용히 막을 내다. 그 와중에 기다리고 기다리던 티스토리의 에디터가 업데이트되었고, 나 스스로도 중요한 변화를 준비하고 있다. 그래서 무언가를 쓰려고 봤는데, 막상 무언가를 이어서 쓸 수가 없다. Season 2의 시작을 알렸던 Prologue 때문이다. 그래서 Season 2의 조용한 마무리와 함께, 이 블로그의 과거와 그 정체성을 다시금 확인하고 Season 3의 trailer 를 발표한다. 

 

이 블로그는 나의 고단한 삶을 기록하고 시도때도 없이 올라오는 수만가지 생각을 정리할 목적으로 쓰기 시작했다. 대학을 졸업하고 취업과 미래에 대한 하루하루의 고민을 풀어놓던 욕망과 생각의 배출구와 같은 곳이다. 분명 당시에 적었던 글을 돌아보면서 마음을 다잡고 초심을 회복해야 할 날이 올거라는 생각에 무작위로 떠오르던 생각과 감정을 거침없이 적어 내려갔다. 차곡차곡 쌓여가는 글과 함께 나의 기억과 추억도 쌓여가고 많은 생각의 정리도 하였다. 분명 약 10년 전의 글임이도 불구하고 지금의 생각이나 글과 비교해 깊이와 사용 어휘의 차이는 있을 지언정 생각의 흐름과 방향에는 큰 변화가 없는것을 보니 사람이 그리 쉽게 변하지는 않는가보다. 아니면 성장이 없었던 걸까?

 

2010년 5월에 귀갓길이라는 글을 통해 나의 20대를 돌아본 적이 있다. 당시 나는 스스로의 20대를 아래와 같이 요약했다. 

 

2000 - [대학생] 대학 입학, 막일, 이삿짐 알바 
2001 - [휴학 및 군 입대] 피자 배달(도미노 피자), PC방 야간 알바 
2002 - [군 복무] 운전병
2003 - [군 전역] 다단계, 식당 알바(금강산 온정각), 사무보조(아진교역)
2004 - [다시 휴학] 사무보조(아진교역), 식사 배달(용산 전자상가)

2005 - [전과] 전자공학도 -> 무역학도, 사무보조(아진교역) 
2006 - [터키 교환학생] 사무보조(남북회담사무국) 
2007 - [귀국 및 졸업준비] 영어 과외
2008 - [백수] 영어 과외, 인턴(금융감독원)
2009 - [인턴 & 백수] 인턴(금융감독원)

 

2019년 5월, 지금 즈음이 나의 30대를 돌아보기에 충분한 시간으로 보인다. 

 

2010 - [스웨덴 대학원생] 교육 진행 알바(엑스퍼트 컨설팅), 공장 생산직 근로자(일진 글로벌), 석사 시작

2011 - [일본 교환연구생] 교환연구생, 동경대 앞 인쇄소 알바, 충북 인재양성재단 아이디어 장학사업

2012 - [석사졸업] 웁살라 대학원 지속가능발전학 졸업, 통역 알바

2013 - [직장인] 온실가스 교육색, 처음으로 이클레이-지속가능성을 위한 세계지방정부 (1년차)

2014 - [직장인] 이클레이 (2년차), 여전히 힘들고 불안한 인생

2015 - [직장인 & 백수] IGB 컨설팅(3개월), 관세 공부 & 인생 공부, 내려놓음

2016 - [직장인] 다시 이클레이 (3년차)

2017 - [직장인] 이클레이 (4년차) & 수원시정연구원 (1년차)

2018 - [직장인] 이클레이 (5년차) & 수원시정연구원 (2년차)

2019 - [직장인] 이클레이 (6년차) & 수원시정연구원 (3년차)

2020 - ?

 

20대와 30대의 삶을 비교하니, 큰 차이가 보인다. 역마살을 타고 이곳저곳 닥치는대로 돌아다니며 새로운 경험을 추구했던 20대와는 달리, 30대에는 학업을 위한 초반의 이동과 30대 중반 잠시의 방황을 제외하고는 비교적 한 도시에서 같은 일을 하며 40대를 위한 경험을 축적하고 있다.

 

앞으로 계속 될 나의 Truman Show는 20대의 마구잡이식 경험, 30대의 방황과 나름의 내공을 바탕으로 열어가는 어느 40대 남자의 삶에 대한 이야기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대한민국의 2020년대라는 공간적 시대적 배경 속에 설아가는 40대 인간 캐릭터에게는 또 어떤 일들이 벌어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