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천시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자전거 활성화 방안

2014. 3. 28. 11:18지속 가능한 발전 | Sustainable Development/도시 (Urban)

<2011년 08월 충북인재양성재단 DREAM2011 연구 결과보고서>



제천시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자전거 활성화 방안 (1/4)


1. 사업의 배경과 목적


자연재해와 기후변화

지난 3월, 전 세계의 인류는 역사상 최악의 자연 재해를 TV 생중계로 지켜봤다. 일본 동북부 대지진에 이어 밀어닥친 쓰나미는 전세계를 자연에 대한 공포와 경외심에 휩싸이게 했다. 그 사건이 더욱 주목을 받았고 지금까지도 이슈가 되고 있는 큰 이유는 자연에 의한 지진과 쓰나미에 인간에 의해 만들어진 원자력 발전소 사고가 더해지면서 그 규모와 기간조차 쉽게 가늠할 수 없는 피해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 사건 이 후, 일본은 피해 복구의 어려움과 더불어 심각한 전력난에 시달리고 있다. 전체 전력 생산의 30%에 가까운 양을 원자력 발전에 의존하던 일본은 이번 원전사고로 전력 수급에 큰 차질을 빚고 있으며 전 국민이 함께 고통을 분담하고 이를 이겨내고자 노력하고 있다. 그런가 하면 이웃나라에 닥친 재앙을 바라보며 한 편으로는 가슴을 쓸어 내리던 우리나라에도 올 여름 게릴라성 집중호우와 함께 서울 중심부가 물에 잠기는 등 전국 곳곳에서 산사태가 발생하여 60명이 넘는 인명을 앗아갔다. 혹자는 철저히 대비하지 못해서 생긴 인재라고도 하지만 최근에 전세계에서 벌어지고 있는 이상 기후는 지금까지 우리가 겪어보지 못한 수준의 규모로 나타나기 때문에 이를 정확하게 예측하고 대비하기는 쉽지 않았을 것이라는 생각도 한다. 하지만 이 모든 피해의 원인을 자연의 예측 불가능성으로 치부해 버리기에는 고급 주택과 아파트들에 둘러싸인 서울의 우면산의 모습이 너무 애처롭게 느껴진다. 적절한 대비를 하지 못했다기 보다는 자연을 인간의 편리와 입맛에만 맞추어 개발하여 발생한 인재라고 하는 편이 옳을 것으로 보인다. 자연은 언제든 인간의 상상을 초월하는 힘으로 인간에게 커다란 피해를 입힐 수 있으며 그 규모와 빈도는 이상 기후와 함께 점차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그리고 그로 인한 피해는 많은 사람들이 모여서 사는 대도시 일수록 더욱 클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지구 온난화와 변화의 노력

선진 국가들이 온실가스에 의한 기후변화와 그에 따른 자연재해, 그리고 온실가스의 주범으로 지목되는 재생 불가능한 화석 연료를 대체할 재생 가능한 에너지에 관심을 집중해 오고 있다는 사실은 우리가 겪고 있는 예측 불가능한 자연재해에 의한 피해와 무관하지 않다. 인간의 개발 역사의 주된 도구였고 지금도 개발도상국들을 중심으로 그 사용량이 늘어가고 있는 화석 연료 사용이 지구 기후에 급격한 변화를 일으키고 이와 관련된 것으로 예상되는 자연 재해로 인해 결국에는 인간이 큰 피해를 입고 있는 상황을 우리는 경험하고 있다. 게다가 이토록 큰 문제를 유발하는 화석 연료마저도 가까운 미래에 고갈될 것으로 예측되기 때문에 이를 대체할 수 있는 연료와 대응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것이 세계 기구들과 각 정부의 공통된 생각이다. 그러한 노력의 일환으로 태양열이나 수소, 혹은 전기로 작동하는 자동차가 개발되는가 하면 자동차 사용량 자체를 줄이기 위한 캠페인과 대중교통 이용을 독려하기도 한다. 그 중에서 가장 두드러지는 것은 자전거의 부활이다. 인류의 가장 위대한 발명품이라고 불리는 바퀴, 그리고 두 개의 바퀴를 이용한 자전거는 약 200년 전에 처음 개발되어 현재에 이르기까지 전 세계 많은 사람들의 소중한 이동 수단이 되어왔다. 자동차의 개발과 함께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는가 했던 자전거가 최근에 다시금 큰 주목을 받는 이유는 온실가스를 전혀 배출하지 않을 뿐 아니라 개인용 단거리 교통 수단으로 매우 적합하기 때문이다. 유럽의 여러 나라들에서는 시민들의 의식 전환과 편리한 인프라의 제공으로 자전거가 생활의 일부로 자리잡아가고 있으며 가까운 일본에서도 자전거는 거주지와 대중교통을 잇는 수단으로 이미 전체 교통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대한민국의 교통과 자전거

60여 년의 짧은 기간 동안에 급속도의 경제 발전을 경험한 우리나라의 도시들은 우리 국민들의 성격만큼이나 급하고 빠르게 발전하였다. 한국전쟁 이후 베이비붐어(Baby boomer) 세대들의 출생과 함께 인구는 급속도로 늘어났고 7∙80년대 급격한 산업화와 개인 소득증대와 맞물려 도시 곳곳에 아파트 단지가 들어서는가 하면 늘어나는 자동차를 수용하기 위해 비행기 활주로같이 넓고 곧게 뻗은 도로들이 곳곳에 들어섰다. 강력한 정부 주도형 경제발전으로 우리나라는 세계 역사상 유례가 없는 고속 성장을 이루었고 전세계 사람들로부터 ‘한강의 기적’이라는 찬사를 받았으며 이에 부응하듯 경제 개발에 더욱 박차를 가했다. 정부와 민간 모두가 경제 발전에만 초점을 맞추어 사업을 진행하다 보니 우리의 도시들은 어느새 자동차를 위한, 자동차에 의한, 자동차의 도시가 되어버렸다. 우리나라 도시들의 중심 지역에 가 보면 한국에서는 자동차가 도시의 주인 역할을 한다는 말이 결코 과장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온통 검고 회색 빛의 자동차들이 넓은 도로를 가득 메우고 있고 그것도 모자로 인도까지 올라와서 사람들의 통행을 방해한다. 대부분의 시민들은 인도까지 올라온 자동차들 사이로 당연하다는 듯이 피해 다니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최근에는 세계적인 추세와 함께 국내에서도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현 정부의 ‘저탄소 녹색성장’이라는 구호와 함께 여러 녹색 사업이 진행되면서 자전거가 여러 지방자치단체 사업의 중심에 서게 되었다. 서로 앞다투어 ‘녹색’, ‘지속가능’이라는 단어들을 내세우며 중앙정부로부터 사업 예산을 받아내고 각 하천과 기존 도로에 자전거도로를 건설하기 시작한 것이다. 이제는 자전거 도로가 없는 하천이 이상할 정도로 하천 변 자전거 도로는 대부분 도시들의 중점 녹색사업이 되었다. 하지만 자전거 붐이 일고 있다고는 하지만 대부분의 자전거 이용자들은 여전히 레저활동을 목적으로 자전거를 이용하며 자동차를 대체하는 생활용 자전거의 저변은 크게 확대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정확한 통계 자료는 없지만 자동차 이용률은 크게 감소시키지 못한 채 수천억의 예산이 자전거 도로 확충에 들어가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염려가 된다. 실제로 최근 인천시에서는 도로 다이어트 방식으로 무리하게 자전거 도로를 설치했지만 이용률이 저조하고 자동차 운전자들의 불만이 급증하여 141억원을 들여 설치한 도심 4개 권역의 자전거 도로 37.3km 중 상당 부분을 철거하거나 축소하는 공사를 했다. 서울시에서는 만들어 진지 두 달도 안된 서초구 잠원동 일대 자전거 전용도로를 철거하는가 하면 대전시도 지난 3월 대덕대로에 설치된 자전거 전용도로를 모두 철거하기로 했다. 각 지방자치단체의 시설과 실적 위주의 무리한 정책으로 예산 낭비는 물론이고 생활 자전거 활성화에 오히려 역행하고 있는 일들이 벌어지고 있는 모습을 보며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길이 없다.


제천시의 교통과 자전거

우리나라의 경제발전과 함께 제천시도 발전을 거듭해 왔다. 통계적으로 봤을 때 제천시의 인구는 2000년 이후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추세지만 자동차 등록대수는 계속 증가하고 있다. 제천시 왕암동에 조성된 바이오벨리에 여러 제조업체가 들어오면서 일자리와 구매력을 확보한 젊은 노동자들의 자동차 구입이 증가하면서 제천시의 도심에서는 10년 전의 한가하고 소박한 느낌을 전혀 찾아볼 수 없다. 출퇴근 시간의 교통 체증은 물론이고 무분별한 주차와 훼손된 도로로 인하여 제천 시내의 모습은 도시의 규모에 비해 더욱 혼잡하고 어수선하게 느껴진다. 자전거 도로 정책에 있어서도 제천시라고 해서 다른 도시들과 크게 다르지는 않다. 제천시는 이미 10여년 전부터 기존 인도에 우레탄 코팅을 하여 보행자∙자전거 겸용도로를 구축해 왔다. 최근에는 하소동 대로변에 도로 다이어트 방식으로 자전거 도로를 설치하였으나 여느 도시들이 겪고 있는 주차 문제와 이용률 저조로 사업의 의미가 퇴색되고 있다. 이쯤에서 우리는 잠시 숨을 고르고 주변을 둘러봐야 할 필요가 있다. 다른 나라에서 성공한 정책이라고 해서 우리나라에서도 성공하리라는 법은 없다. 이는 도시 사이에서도 마찬가지다. 각 도시마다 독특한 지형과 역사가 있고 시민들의 직업과 성향도 각기 다르기 때문에 우리 도시에 대한 고찰 없이 무조건 타 도시의 자전거 활성화 정책을 들여온다고 해서 성공을 보장받을 수 없을뿐더러 오히려 예상치 못한 부작용에 직면하게 될 수도 있다.




본 보고서의 목적은 제천시의 현 자전거 이용환경을 돌아보고 자전거 활성화와 더불어 사람이 살기 좋은 지속 가능한 도시가 되기 위해서 제천시가 나아가야 할 길을 함께 논의하고자 함이다. 그 시작은 제천시의 현실을 직시하는 과정이 될 것이다. 이미 10여년 전부터 시작된 자전거 활성화를 위한 노력의 결과로서의 제천시의 오늘과 현재 진행 중에 있는 사업들을 돌아봄으로써 제천시의 미래 또한 가늠해볼 수 있을 것이다. 다음으로는 이미 자전거가 활성화된 국내외의 대표 도시들을 돌아보며 그들의 성공 요인과 우리 도시에 시사하는 바가 무엇인지를 재고해 볼 것이다. 뿐만 아니라 국내 여러 도시들을 돌아보며 보행자 중심의 도시환경 조성과 자전거 활성화를 위한 그들의 노력, 그리고 성공 또는 실패 사례를 바탕으로 제천시가 궁극적으로 추구하고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안하고자 한다. 보고서의 마지막에서는 본문에서의 제안으로 기대되는 경제, 사회, 환경적 효과를 예측해 봄으로서 미래 제천 시민들의 생활 모습을 조금 더 구체적으로 상상해 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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