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눈물...

2010. 1. 22. 18:18지속 가능한 발전 | Sustainable Development/주거 (Housing)


MBC에서 제작한 아마존의 눈물이라는 다큐를 봤다.
도시문명을 받아들인 후 다양한 편의를 누리기 시작했지만 자연의 파괴와 전염병으로 인해 가혹한 피해를 입고 있는 모습의 영상들이었다. 몇몇은 문명을 꿈꾸며 도시로 나가지만 빈털털이가 되어 돌아오곤 한다.

갑자기 고향으로 돌아가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궂이 고향이 아니더라도 서울보다 덜 복잡하고 살기는 더 좋은 곳에서 정착을 하고 싶다는 생각은 항상 해 왔지만 서울을 떠나야겠다고 마음을 먹어보기는 처음인것 같다. 아직은 돌아갈 때가 아니라고 생각해서이다. 지금의 모습으로 돌아가면 아름다운 귀향(歸鄕)이라기 보다는 패배자의 낙향(落鄕)이 될 것 같은 두려움에 함부로 짐을 꾸릴수가 없다.


도대체 내가 무엇을 목적으로 서울의 성냥갑 같이 다닥다닥 붙은 집이라도 하나 구하리라는 꿈을 품고 이토록 작은 고시원에서 아둥바둥 살고 있는지 그 이유를 모르겠다. 적어도 자연과 여유를 너무나도 좋아하는 나에게 있어서, 605 평방 킬로미터 안에서 1000만 명의 사람들과 함께 산다는 것이 생활의 효율이나 편리에 있어서는 몰라도 질적인 면에서는 떨어지기 마련이다. 

많은 사람들이 성공을 위해 서울로 올라온다고들 한다. 정치, 경제, 문화, 산업의 중심이 바로 이곳 서울이라는 것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하지만 여전히 우리나라 전체 인구의 3/4은 서울이 아닌 다른 지역에 살고 있다. 경기와 인천을 합친다고 해도 인구의 50% 이상이 수도권 밖에서 살고 있는 것이다.

서울 = 성공 이라는 등식을 믿고 지금까지 살아왔던 내가 이제는 그것을 스스로 깨뜨릴 필요가 있는것 같다. 훗날 언젠가는 다시 서울이 그리움과 꿈을 간직한 선망의 대상이 될 지 몰라도 현재로써는 하루빨리 빠져 나가고싶은 곳이 되어버렸다.

이제는 조금씩 마음을 정리하며 짐을 쌀 수 있을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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